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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 정보

좋은 와인 고르는법 포도품종별 추천

by 서초불패 2022. 6. 2.

 

제가 와인을 처음 접했던 것은 대학생 때쯤이었습니다. 나름 분위기 있는 곳에서 예쁜 와인잔에 색깔도 예쁜 와인을 시켰는데 정작 마셔보니 떫고 맛없다는 생각뿐이었죠. 게다가 호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에게 있어서 한 병에 몇만 원씩 하는 와인은 사치 그 자체였습니다. 한 병에 2~3000원 하던 소주도 식당 가서 마시면 비싸다고 동네 슈퍼에서 사서 학교 과방이나 근처 선배 자취방에서 먹던 시절이니까요.

여자 친구가 생기고 특별한 날에는 모스카토 다스티처럼 탄산이 있고 달달한 음료수 같은 와인을 마시고는 했는데, 진짜 와인을 즐기게 된 계기는 남미 여행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남미를 한 바퀴 여행하고 있었는데, 음식값이 비쌌기에 매일 저녁 취사가 가능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음식을 해 먹었습니다. 소고기가 저렴한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매일 스테이크를 즐겼는데, 이때 꼭 와인 한 병씩을 사 와서 마셨습니다. 

제 와인만 마신게 아니라 그날 저녁 모인 여행자들과 와인도 나누고, 제가 만든 음식도 함께 나누면서 매일매일 비교 시음하다 보니 그제야 와인의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와인은 나에게 정말 잘 맞고 맛있는 게 있는가 하면 어떤 와인은 정말 맛없었습니다. 

와인도 한 두병만 마신 게 아니라 수백 병 어쩌면 천병 넘게 마셨다 보니 슬슬 좋은 와인을 고르는 안목도 생기고 저의 와인취향도 생겼습니다. 오늘은 와인 고르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싼 와인이 꼭 맛있진 않다 


비싸면 무조건 좋다는 생각을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음식이나 와인과 같은 기호식품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렇죠. 저의 경우에는 한우곱창은 비싼 음식이지만 맛이 없는 음식입니다. 일단 저에게는 좀 징그럽기도 하고 기름진 음식을 싫어해서 그렇죠. 엄청 비싼 최고급 생선의 회보다 저에게 있어서는 500원짜리 어묵이 훨씬 더 맛있고 좋은 음식입니다. 

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병에 수 십만 원 하는 섬세한 피노누아 품종의 와인도 있지만 저는 대중적인 품종인 까베르네 쇼비뇽이나 말벡, 쉬라, 템프라니요 같이 싼데 묵직한 와인을 좋아합니다. 아직 와인에 대해 많이 접하지 않았다면 내가 어떤 취향인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렇다면 일단은 다양하게 많이 마셔보는 게 가장 좋습니다.

와인은 종류가 워낙 많기 때문에 뭘 골라야 할지 모르지만, 일단은 많이 많이 마셔보는게 좋습니다. 각각의 포도 품종별로, 그리고 나라별로, 저렴한 와인부터 조금 가격이 나가는 것까지 많이 마셔보면서 내 취향이 어떤지 찾아나가 보는 겁니다. 물론 혼자보다는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한다면 여러 병을 동시에 테이스팅 할 수 있어서 더더욱 즐겁습니다. 

 

품종별 와인 고르는 법 


와인을 이제 즐기려는 분들이라면 가장 먼저 봐야 하는것이 바로 포도 품종입니다. 세상에는 수십 개가 아니라 수백 개의 포도 품종이 있습니다. 보통 와인 라벨지에 거의 대부분 써져 있는 것이 바로 이 포도 품종입니다. 어떤 포도 품종으로 만들었느냐에 따라서 와인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와인을 만드는 대표적 포도 품종별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레드와인

 

 

1.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

가장 많고 대중적인 포도품종입니다. 어디에서나 잘 자라고 병충해에도 강해서 세계 전역에서 키워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프랑스의 보르도 메독지방이 원산지입니다. 포도껍질이 상당히 두껍기 때문에 많은 탄닌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와이너리의 실력에 따라서 다양한 느낌으로 만들 수 있기에 같은 까베르네 쇼비뇽이어도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멜롯(Merlot)

프랑스의 산뜻하고 가벼운 와인입니다. 포도 알맹이에 수분이 많고 단맛이 강하기 떄문에 와인을 만들었을 때도 라이트하고 스위트 한 와인이 됩니다. 부드럽고 섬세한 맛이 나서 다른 품종의 거친 맛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섞어서 블렌딩을 하기도 합니다.

 

 

3. 시라 (Syrah)

주로 신대륙인 호주, 미국, 칠레에서 많이 생산되는 품종입니다. 프랑스의 론지방엑서 유래되었다고 하지만 호주에서 제일 많이 납니다. 탄닌이 많아 묵직한 맛이 나며 스파이시한 맛을 내고 있습니다.  


4. 피노누아 (Pinot Noir)

과거로부터 고급와인으로 손꼽히는 와인 품종입니다. 껍질이 얇아서 열과 습도에 아주 민감한 품종이기에 생산량도 적기 때문입니다. 블렌딩 되지 않고 단일 품종으로 만들어지며 부드럽고 섬세한 맛을 냅니다. 

 

5. 템프라니요 (Tempranillo)

템프라니요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품종입니다. 서늘한 고산지대에서 많이 재배됩니다. 까베르네 쇼비뇽과 피노누아 중간정도의 맛이 나며 산미를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입니다. 

 

6. 말벡 (Malbec)

거칠고 남성적인 와인을 즐긴다면 말벡입니다. 주로 아르헨티나에서 많이 재배되며 검고 어두운 자두빛이 특징입니다. 탄닌이 강한 편입니다.


7. 진판델 (Zinfandel)

크로아티아 원산지이며 현재는 미국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당도가 아주 높고 도수도 높아서 묵직하고 달콤한 와인을 원한다면 진판델을 추천합니다. 


8. 프리미티보(Primitivo)

이탈리아 남부에서 주로 재배되는 진하고 달콤한 진판델과 거의 유사한 품종입니다. 아파 시멘 토라는 공법으로 와인의 수분을 자연적으로 날린 뒤 만들면 훨씬 더 깊은 바디감의 와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9. 가르나차(Grenache)

프랑스 남부나 스페인에서 많이 만들어지는 품종입니다. 과실 향이 풍부하며 당도는 높고 탄닌과 산도는 중간 정도로서 부드러운 와인이 많습니다. 

 

 


화이트 와인


1. 샤도네이 (Chardonnay)

레드와인에 까베르네 쇼비뇽이 있다면 화이트 와인엔 샤도네이가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인 청포도 품종입니다. 서늘한 지방에서는 산도가 높은 와인이 만들어지고 날씨가 따듯해지면 당도가 높아집니다. 오크 숙성에 따라 와인 스타일을 다양하게 낼 수 있는 화이트 와인입니다. 


2. 쇼비뇽 블랑

프랑스 보르도에서 많이 나는 품종입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 생각하면 됩니다. 산도가 높고 드라이하기에 해산물 회와 잘 어울립니다. 신대륙에서는 미국과 뉴질랜드에서 많이 나오게 됩니다. 


3. 모스카토 (Moscato)

달고 탄산 있고 가벼운 와인을 먹고 싶으면 모스카토입니다. 주로 머스캣이라고 불리는 것이 이 와인입니다. 달고 순하고 향이 강해서 스파클링 와인으로 많이 만들어집니다.


4. 리슬링 (Riesling)

독일의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입니다. 드라이한 와인과 스위트한 와인 둘 다 가능합니다. 산도가 높아서 장기 숙성이 가능하고 한번 얼렸다가 만드는 당도 높은 아이스와인의 주요 품종이 되기도 합니다. 

 

 

좋은 음식과 먹어야 맛있다. 와인 안주 고르는 법

와인은 또 같이 먹는 음식이 중요합니다. 와인과 잘 어울리고 와인맛을 더욱 돋우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와인맛을 죽여버리는 음식도 있죠. 우리가 소주에는 회나 삼겹살, 맥주에는 치킨이나 튀김, 파전에는 막걸리를 생각하는 것처럼 잘 맞는 궁합의 음식이 있습니다.

 

보통 많이 추천하는 게 스테이크에 레드와인입니다. 스테이크는 일반적으로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고 소금과 후추 정도로만 시즈닝을 하죠. 그래서 와인의 맛과 고기의 맛 모두를 올려줄 수 있습니다. 주로 레드와인은 육류와 화이트와인은 주로 깔끔한 해산물과 함께 먹습니다. 

 

파스타도 와인과 정말 잘 어울리는 안주입니다. 특히 이탈리아 사람들은 파스타를 먹을 때 와인을 먹지 않으면 너무 신기하게 생각할 정도라고 합니다. 오일 파스타도, 토마토 파스타도, 크림 파스타도 모두 와인과 잘 어울립니다. 치즈나 견과류를 함께 곁들여도 와인의 맛을 잘 살려줍니다.

 

반면에 와인의 맛과 잘 어울리지 않는 음식은 너무 자극적인 향신료가 강한 음식들입니다. 대체적으로 한식들이 향신료가 강한 편입니다. 불고기나 갈비찜은 괜찮지만, 매운 해물찜이나 김치찌개 제육볶음과 같은 음식들은 와인과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매운맛이 탄닌을 더욱 떫게 만들기도 한답니다. 

 

좋은 와인에 대해서 주저리 주저리 얘기해봤습니다. 좋은 와인도 좋지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음식과 함께 자주 마시는 행복한 시간을 많이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